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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그림라디오 _ 10.한복 치마와 속치마가 부딪히는 소리란…


[그림라디오]10.한복 치마와 속치마가 부딪히는 소리란…


한복과의 인연 그리고 내숭 시리즈


사각사각…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한복 치마와 속치마가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아주 고요하게 내 귓가에만 속삭이듯 들린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께서는 한복을 즐겨 입으셨고, 그 고운 자태에 반해 버린 나는, 한복을 맞춰달라고 응석을 부렸다. 그렇게 나는 한복과 첫 인연을 맺었다.


한복은 <내숭>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매우 중요한 조형요소이다. 우선 한복은 우리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복식으로서 내숭 시리즈의 전 작품을 관통하여 추구되는 ‘한국 전통문화의 계승’이라는 가치를 표상한다. 또한 한복은 장신구까지 포함하여 다양한 색채와 형상의 조합이 가능하여 작품의 심미적 요소로서 핵심적인 기능을 하며, 현대적 소품과 일상과 대비되어 통념으로부터의 일탈을 상징한다.


그러함으로써 <내숭> 시리즈에서는 얇은 한지 콜라주를 통해 인물의 누드 실루엣이 비치는 방법으로 한복을 표현한다. 이는 겉모습을 넓은 치마폭으로 가리더라도 결국 내면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내숭’의 속성을 단적으로 제시한다.


<내숭> 시리즈에서 한복은 이러한 기능을 가지면서, 궁극적으로는 ‘자아와 타인의 시선 사이의 긴장관계’를 은유하는 독자적인 조형요소로 나타난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한복은 우리가 내숭을 떨더라도 각자의 내면은 그 안에 오롯이 감춰져 있으며,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내숭의 속성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내숭 이야기의 콜라주와 수묵담채로 표현하는 한복의 표현기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내숭녀가 입고 있는 한복은 반투명하여, 나체의 실루엣은 옷자락 아래로 비춰 보인다.


때로는 <내숭 : 쓰리, 투, 원, 발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복의 치맛자락 아래로 인체의 실루엣이 거의 그대로 드러나기도 한다. 옷자락 아래로 비춰 보이는 실루엣은, 평소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며 우리가 흔히 숨기고 있는 각자의 내면을 은유한다. 우리가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내적 세계는 옷자락으로 상징되는 내숭으로 가리더라도 언젠가는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수긍하면서도 주체적으로 그 내적 세계를 형성하고, 그 모습에 조금 더 솔직해지고 당당해져야 한다. 한복이 반투명하게 비치는 표현을 통해서 위와 같은 주제의식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다.


이와 같은 한복의 활용은 한복이 지닌 일반적 속성을 한 번 비튼 것이다. 한복은 상당히 ‘은폐형(隱蔽性)’을 가지고 있는 복식이다. 여성의 한복은 그 치마 속이나 저고리 속이 비치기는커녕 속치마 등을 덧입음으로써 여인의 온몸을 철저하게 가리는 옷이다. 특히나 치마 속이 비치는 한복이란 한복의 전통에 비추어 보면 상상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한복의 본래 속성은 본심을 은폐한다는 내숭의 속성에 근접한다. 여인의 넓은 치마폭만큼이나 마음속에 숨겨진 사람들의 진심은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복의 속성을 한 번 비틀어서, 인물의 내면에 대한 접근의 통로를 살며시 열어 놓았다. 옷자락 뒤로 비치는 인물의 실루엣으로부터, 감상자가 그 실루엣의 이면에 있는 인물의 내면에까지 닿을 수 있는 문고리를 발견하길 기대한다.


어릴 적 나의 눈을 사로잡았던 한복, 그리고 그 한복이 내는 고운 사각거림…. 그곳에서 출발하는 나와 당신의 내면들. 그리고 내면들의 속삭임들….


오늘 하루만은 그 속삭임들을 투명하게 내비치는 것은 어떨까. 수줍지만 솔직하고, 그렇기에 소중한 나의 모습들을 말이다. 항아리같이 아름답고 넓은 치마폭, 그 아래로 숨겨진 각자의 내면세계를 투명하게 보여주자. 내면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숭을 떨어보자.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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